책소개/죽음에 이르는 병
자존심에 대하여, 죽음에 이르는 병 해설
엉클창
2025. 6. 26. 23:32
Sickness Unto Death, 65.
키르케고르의 절망론에서 ‘자존심(Stolthed)’은 단순한 긍정적 자기 보호기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기를 거부하는 방식 중 하나로 작동합니다. 조금 더 세분화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1. 자존심은 자기 거부의 가면 이다
‘나는 너무 약해’라고 말하면서 절망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그런 약한 자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는 상태에 있을 때, 그가 내세우는 것이 바로 ‘자존심’입니다.
“나는 약한 나 자신이 싫어. 그런 내가 나일 수 없다고 믿고 싶어. 그래서 나는 강한 척하고, 아무 일도 아닌 척해. 내가 침묵하는 건 자존심 때문이야.”
→ 여기서 자존심은 자기 보호가 아니라 실존의 회피, 더 나아가 구원을 가로막는 폐쇄성이 됩니다.
🕳 2. 자존심은 절망을 감추는 위장막 이다
키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자각하면서도, 그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그 위에 자존심이라는 두꺼운 장막을 덮어버린다.”→ 그러면 그 사람은 더 이상 고백하지 않고, 스스로 말하기를 멈추고, 고독 속에서 침묵하게 됩니다.
그런 침묵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을 막는다는 점에서, 악마적 침묵(dæmonisk Tavshed)으로 전개되기도 합니다.
🪞 3. 자존심은 자기를 스스로 만들려는 시도다
자존심이란 결국,
“내가 누구인지를 하나님이 정의하시도록 두기보다는, 내가 스스로 규정하고 싶어하는 의지”입니다.
이런 의지는 겉보기엔 강한 주체성 같지만, 사실은 절망 속에서 자기 존재를 거부하고 조작하려는 방어기제일 뿐입니다.
🔚 결론 정리
역할 | 설명 |
자기 거부의 가면 | 약한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회피의 수단 |
절망의 위장막 | 구체적 고백과 회개를 막고, 침묵 속으로 자신을 가둠 |
반(反)구원의 시도 | 하나님 앞에서 주어진 자아가 아니라, 스스로 만든 자아를 추구 |
✨ 마무리 성찰
자존심은 자기 자신을 지키는 용기처럼 보이지만, 키르케고르의 실존론에서 그것은 종종 자기를 잃지 않으려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진정한 구원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자기의 연약함을 고백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고백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