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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샘

인공지능과 키르케고르(3)

by 엉클창 2020. 1. 24.

인공지능을 조금이라도 공부해본 분들이라면, 인공지능이 확률통계 기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이 코딩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공부가 확률과 통계입니다. 인터넷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들이 있습니다. 이런 빅데이터는 인간의 머리로는 다 분석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어떤 의미를 찾으려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 개인이 어떤 것을 클릭했고 어떤 단어를 검색해는지에 따라 그 사람이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죠. 가끔 내가 보고 검색했던 것이 광고로 뜨는 이유는 더 이런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패턴분류 마찬가지 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진에 있는 얼굴을 찾고 그것을 분류하는 겁니다. 수천장의 사진에서 "홍길동"의 사진만 분류한다면? 이것을 일일이 찾는 것은 굉장히 불편한 일입니다. 요즘은 "홍길동" 얼굴이 잘 나온 사진 몇 개 이름 입력하면 자동으로 분류해줍니다. 이런 기술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일상에 파고들어간 인공지능 기술이죠.

인공지능 기술은 이처럼 많은 양의 데이터들 중에서 유사한 것, 확률적으로 비슷한 것을 분류하여 제시할 수 있습니다. 승률을 높일 수도 있고 어디에 투자했을 때, 이길 확률이 있고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무언가 하나님의 안내를 받고 싶어합니다. 불확실성을 제거하려 합니다. 다만, "통계"를 이용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임을 믿습니다. 그래서 기도합니다. 1%의 확률만 있어도 기도합니다. 0.001%의 확률이 있어도 기도합니다. 

"주님, 제가 기도합니다. 이 사업이 성공하게 해주세요"

"주님, 제가 기도합니다. 꼭 이 대학 붙게 해주세요."

이런 기도는 일종의 확률에 기반한 기도라 하겠습니다. 0.000001%의 합격할 확률이라도, 성공할 확률이라도 기도실에 들어가서 기도합니다. 다시 말해, 이런 기도는 "확률기반" 기도죠.

하지만 제가 명확히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기도는 기도가 아닐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하나님께 기도한 게 아니라, "확률신"께 기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확률을 믿고 있습니다. 더 명확히 말하자면,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보다 더 확률을 잘 분석할 도구가 있을까요?

키르케고르는 [스스로 판단하라]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에게 한 가지만은 확고하다. 바로 확률(probability)이다. 그들은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확률의 범위 안에서, 그들은 다른 어떤 것들보다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 그러나 한 가지만은 확고하다. 흔들리지 않는 확고함이다. 그들은 확률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확률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술 취한 것이다. 여기에서 기독교적인 것과 '무한한 차이'가 있다. 기독교적으로 확률을 포기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과 관계가 없다.(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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