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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선물

키르케고르 고전읽기

by 엉클창 2019. 12. 11.

키에르케고어 고전 읽기

 

키에르케고어의 사상이 유럽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여기에 그 모든 사상가들을 언급할 마음은 없습니다. 또한 여기에 그의 일반적인 생애에 대한 언급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정보들은 인터넷만 검색해보아도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자, 신학자, 심리학자, 문학자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곳에 키에르케고르의 사상이 묻어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필요에 의해서 어떤 사상을 갖다 썼을지라도,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키에르케고어는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키에르케고어는 반쪽짜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키에르케고어에 대하여 가장 많이 알려진 사실은 우울, 불안, 절망, 죄 등을 발전시킨 사상가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익명의 저자들때문입니다. 키에르케고어의 저작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익명의 저자들로 쓴 작품입니다. 주로 사상집들인데, 철저하게 자신을 감추고 익명의 저자들로 책을 낸 것들입니다. 각각의 저자들이 하는 역할도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익명의 저자들의 의견은 키에르케고어의 의견이 아닙니다. 이런 익명의 책들은 일종의 실천 없는 사고 실험이죠. 익명의 저자들은 인간의 근본적인 실존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익명의 저자들은 우울, 불안, 절망, , 모순, 역설, 믿음의 도약, 순간에 대하여 말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키에르케고어는 이와는 성격을 달리 하는 강화집(discourse)자신의 이름으로출판했습니다. 우리가 보통 강화집이라고 부르는 저작들이죠. 그의 강화집은 사고 실험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참여이며 일종의 해답입니다. 또한 그의 의견은 익명에 저작들에 있지 않고 자기 이름으로 낸 강화집에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속적인 세계에서 사람들은 익명의 저자들의 책에만 관심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문제제기에 매달려 있는 익명의 저작들에서 그들은 답을 찾을 수 없었죠. 오해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익명의 저작들에서 발견한 인간의 실존문제, 즉 우울, 불안, 절망, 죄와 같은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키에르케고어는 실존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강화집에서 제공하려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의 강화집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라면 선물, 창조, 사랑, 기쁨입니다. 이런 주제들은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안 혹은 해답으로 제시된 것들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그의 강화집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강화집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가 오른 손으로 내민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 손으로 받았다.” 그의 의도는 강화집에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명의 저작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표현한 글일 것입니다. 그가 기독교 세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신학계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거나 오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필자에게 있어서는 이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아마도 그가 덴마크 국교회의 변질에 대해 염려했던 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필자는 키에르케고어의 강화집을 순차적으로 소개함으로써 날로 위기감에 직면해 있는 한국 교회에 각성을 일깨우고 싶습니다. 그러나 키에르케고어의 글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글이 만연체일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통념을 뒤집어엎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믿음, 소망, 사랑, 진리, 축복 등과 같은 기독교적인 용어들을 전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초월적인 영역으로 만들어 놓았죠. 그래서 일반적인 사람들은 믿음, 사랑, 진리와 같은 용어들을 많이 들었지만 이해의 영역에서는 독해가 되지 않는 겁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하여는 순차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필자는 이 시간을 통해 오해된 부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의 강화집이죠. 또한 그의 강화집을 소개함에 있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주제별로 다룰 것입니다. 이번에 다룰 주제는 선물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는 주제일 것입니다. 비유로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그가 담근 김치의 맛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듣기만 했다면, 그의 책을 직접 읽는 것은 그 김치를 직접 맛보는 일과 같을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이번에 제공되는 그의 고전은 김치를 볶아 김치 볶음밥을 제공하는 것과 같죠. 맛있는 김치 볶음밥 한 번 드셔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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