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죽음에 이르는 병14 니체의 절망 이 대목은 놀라울 정도로 니체(Nietzsche)의 실존적 반항—특히 ‘신은 죽었다’는 선언 이후 초인(Übermensch)이 자기 삶의 의미를 자율적으로 창조하려는 태도—와 매우 유사한 구조를 지닙니다.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이 절망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니체적 실존을 떠올리게 합니다: 1. 고통과 자기 동일시 “그 고통을 끌어안고, 거의 그것을 자랑하듯 고집하는” 태도는 니체의 고통에 대한 수용과 전환—즉, 고통을 통한 자기 초월—을 떠올리게 합니다. 2. 신의 도움을 거부하는 고집 “도움의 가능성을 희망하지 않으며, 다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으려 한다”는 묘사는 니체의 반-기독교적 자립성을 상기시킵니다. 그는 인간이 더 이상 신의 도우심 없이도 자신을 창조해야 한다고 보았지요. 3... 2025. 6. 30. 니체의 절망, 반항의 절망 키르케고르가 여기서 묘사하는 절망적으로 자기 자신이 되려는 실존, 즉 무한한 자기 형식을 통해 자기 자신을 자기가 창조하려는 자는 본질적으로 니체적 인간상, 곧 “초인”의 구조와 놀랍도록 유사합니다.특히 자기를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존재의 기원을 “태초”로 소급하여 스스로 자기를 세우려는 그 실존적 행위는 키르케고르에게는 절망이며, 니체에게는 창조적 자기 극복이 되는 것이지요. 핵심 유사점 기원의 패권을 인간 스스로 차지하려는 시도키르케고르:이는 창세기의 하나님의 자리를 인간이 차지하려는 실존적 오만이며, 자기를 ‘받아들임’이 아닌 ‘창조함’으로 대체하려는 시도입니다.“그는 시작과 함께 시작하지 않고, ‘태초에’(i Begyndelsen)서부터 시작하려 한다.”니체:→ 초인은 기존 가치의 기.. 2025. 6. 29. 자존심에 대하여, 죽음에 이르는 병 해설 Sickness Unto Death, 65. 키르케고르의 절망론에서 ‘자존심(Stolthed)’은 단순한 긍정적 자기 보호기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기를 거부하는 방식 중 하나로 작동합니다. 조금 더 세분화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1. 자존심은 자기 거부의 가면 이다 ‘나는 너무 약해’라고 말하면서 절망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그런 약한 자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는 상태에 있을 때, 그가 내세우는 것이 바로 ‘자존심’입니다. “나는 약한 나 자신이 싫어. 그런 내가 나일 수 없다고 믿고 싶어. 그래서 나는 강한 척하고, 아무 일도 아닌 척해. 내가 침묵하는 건 자존심 때문이야.” → 여기서 자존심은 자기 보호가 아니라 실존의 회피, 더 나아가 구원을 가로막는 폐쇄성이 됩니다. 🕳 2. 자.. 2025. 6. 26. 2) 영원한 것에 대하여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절망하는 것, 해설 죽음에 이르는 병, 2) 영원한 것에 대하여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절망하는 것, 해설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over와 om 둘 다 사용할 수 있는데, 그것은 자기(Selvet)가 이중적인 변증법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절망의 낮은 단계들, 더 나아가 거의 모든 절망하는 사람 안에 있는 모호함이다. 절망하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 때문에’(hvorover) 절망하는지는 매우 격정적으로 분명히 보고 이해하고 있지만, ‘무엇에 대하여’(hvorom) 절망하고 있는지는 알아채지 못한다. 치유의 조건은 언제나 이 회개(Omvendelse)에 달려 있다. 그리고 순수하게 철학적인 차원에서라면, 어떤 사람이 자기가 ‘무엇에 대해’ 절망하는지를 완전히 의식한 채 절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점.. 2025. 6. 26. Veritas est index sui et falsi 해설 🔹 라틴어 원문 및 번역Veritas est index sui et falsi → 진리는 자기 자신과 거짓을 드러내는 기준이다. 🔹 철학사적 배경 이 표현은 스피노자(Baruch de Spinoza)에게 자주 귀속되며, 특히 그의 ≪윤리학(Ethica)≫ 제2부 정리 43의 주석(annotatio)에서 비슷한 사유가 나타납니다. 해당 정리에서 스피노자는 다음과 같은 취지를 전개합니다: “진리의 표지는 진리 자체 안에 있으며, 진리는 그것이 진리임을 증명할 뿐 아니라, 동시에 거짓과 오류를 식별하게 한다.” 또한 이 문구는 단지 스피노자만이 아니라, 근대 철학 일반, 특히 인식론적 합리주의 전통 안에서 널리 쓰인 표현입니다. F.H. 야코비(F.H. Jacobi) 역시 ≪스피노자의 학설에 대하여: 모.. 2025. 6. 8. B 의식의 규정 아래에서 본 절망 해설 키르케고르가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절망을 의식의 정도에 따른 실존의 상태로 구분한 이 내용은 성경의 여러 본문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그는 절망의 최대치(악마의 절망)와 최소치(자신이 절망하고 있음을조차 모르는 상태)를 대조하면서, 이를 하나님 앞에서의 자기 인식과 연결합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성경 구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절망의 최대치 – 고의적 반역으로서의 절망 히브리서 10:26–27 (개역개정) “우리가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후 짐짓 죄를 범한즉 다시 속죄하는 제사가 없고, 오직 무서운 마음으로 심판을 기다리는 것과 대적하는 자를 태울 맹렬한 불만 있으리라.” 이 구절은 ‘의식적으로’ 진리를 알면서도 그것을 거스르는 자, 즉 키르케고르가 말한 ‘절대적 반항’의 상태와.. 2025. 6. 8.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