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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이것이냐 저것이냐

진리의 우연성과 계시성에 대하여

by 엉클창 2025. 7. 2.

 

이것이냐 저것이냐 서문 해설, 서랍장 이야기 해설

 

1. 🗝 서랍장 이야기의 구조 요약

 

  • 서랍장 = 감춰진 진리의 은닉소
  • 우연히 사게 되었고, 우연히 발견되며, 의도하지 않았을 때 갑작스레 열린다
  • 억지로 열려 하지 않을 때 오히려 숨겨진 문이 ‘저절로’ 열린다
  • 그 안에는 실존적 삶을 기록한 두 인물의 원고가 들어 있다
  • 발견자(빅터 에레미타)는 이를 “우연한 발견”, “운이 따른 계시”로 서술한다

 

이 모든 것은 ≪철학의 부스러기≫에서 기독교 진리의 본질을 설명하는 구조와 정확히 맞물린다.

 


 

2. 📘 『철학의 부스러기』에서의 핵심 주장

 

요하네스 클리마쿠스는 ≪철학의 부스러기≫에서 묻는다.

 

“진리는 탐구를 통해 찾아지는 것인가? 아니면 주어지는 것인가(Aabenbares)?

 

그리고 그는 철학의 방식—즉, 진리를 항상(altid)이자 필연적으로 파악 가능한 것으로 전제하는 이성 중심주의를 비판하고, 기독교 진리는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고 말한다.

구분 철학적 진리 기독교적 진리
발생 방식 필연적 (det Nødvendige) 우연적 (det Tilfældige)
인식의 길 이성적 사유 계시 (Aabenbarelse)
시간적 위치 항시적 (altid) 역사 속 한 순간 (det Øieblik)
조건의 주체 인간 스스로 준비함 하나님이 조건을 내면적으로 준다
진리에의 도달 점진적 탐구 전환(Konvertering, 회심)과 비약(Spring)을 통한 도달

 


 

3. 🔁 연결: 서랍장의 발견은 “진리의 우연적 계시”이다

서랍장의 이야기 『철학의 부스러기』의 구조
애초에 필요도 없던 가구를 충동적으로 구매 진리는 인간의 필요와 이성으로는 예측할 수 없다
쓰다가 우연히 서랍이 안 열림 → 격분 → 도끼질 → 비밀문 열림 진리는 탐구 중이 아니라, 실존의 위기와 충격 속에서 열린다
감춰져 있던 문서가 갑자기 나타남 진리는 은폐된 것의 계시(Aabenbarelse)다
이 발견은 행운이 따랐고, 결코 반복될 수 없다고 묘사됨 진리는 반복 불가능한 사건이며, 우연 속에 주어진다
원고를 읽고 ‘외적인 것이 내적인 것이 아니다’는 의심이 확고해짐 진리는 외면에서 확인되지 않으며, 내면에서의 변화를 요구한다

 


 

4. 🔥 핵심 통찰

 

진리는 철학적 사유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실존 속에 우연히 주어지고, 계시된다.

 

키르케고르는 철학이 말하는 ‘내면=외면’, ‘항상적 진리’, ‘보편성’**에 맞서, 실존적 진리는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나는 그 진리를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것은 나를 사로잡았고, 나는 변하게 되었다.”

 

서랍장의 도끼질은 그런 실존적 위기의 순간이야. 진리는 자신의 의도로 열려고 하면 닫혀 있고, 의도와 벗어난 자리에서—계시처럼, 우연처럼—열리게 되는 것이다.

 


 

5. 🧭 결론: 서랍장 이야기 = 『철학의 부스러기』의 서사적 도입부

 

서랍장 이야기는 단지 편집자의 일화가 아니라,

 

진리가 어떻게 주어지는가? 진리는 인간이 계획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것인가? 진리는 철학적으로 논증되는 것인가, 아니면 존재를 건 사건으로 주어지는가?

 

라는 키르케고르의 근본 질문에 대한 은유적 서사(parabolsk indledning)다.

 


 

🔓 부록: 요한복음 3:8과도 연결된다

 

“바람은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요한복음 3:8)

 

이 말씀은 서문 앞에서 ‘의심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표현과도 연결되고, 결국 성령에 의해 내면에 임하는 ‘진리의 계시’는 인간의 통제와 예측을 벗어난 것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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