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학과 인문학

파스칼, 헤겔, 법철학 140장

by 엉클창 2024. 6. 6.

파스칼은 [시골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의 네 번째 편지에서 '조력 은총'에 관한 논의가 이어진다. 주인공인 '나'가 장세니스트 친구와 함께 제수이트 신부를 만나서 '조력 은총'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데, 이 신부는 한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신이 그에게 그것이 악이는 것을 알게 해 주지 않으면 그가 한 행동은 죄라고 할 수 없다는 원칙을 '조력 은총'의 관점에서 주장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하라. 

Blaise Pascal, [시골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안혜련 역 (서울:나남, 2011), 59쪽.

헤겔은 파스칼이 이 책에서 말한 이야기를 [법철학] 140장에서 인용한다.

조금이라도 덕성을 사랑하는 어중간한 죄인들, 이 절반만 죄인인 자들은 모두 지옥에 떨어질 테고요. 하지만 명백하게 죄인인 자들, 완고한 죄인들, 순전하고 완전한 죄인들은 지옥마저도 그들을 붙잡지 않는 군요. 그들은 너무도 확실히 죄를 지은 나머지 악마마저 속여 넘긴 거지요.

 

헤겔의 해석은 이렇다.


파스칼은 바로 거기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그의 적들을 위해 대신 기도한 것을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아버지여 그들을 용서하소서, 그들은 자신들이 행한 것을 알지 못합니다." 만일 그들이 무엇을 행했는지 알지 못했다는 상황으로 인해 그들의 행위가 악하지 않으므로 용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성질을 부여받게 된다면, 여기에서 그리스도의 이 기도는 불필요한 애원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파스칼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를 인용한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3권 제2장.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에 따르면, 무지 때문에(ouk eidos) 행위하는 자와 의식 없이(agnon) 행위하는 자는 구분된다. 무지라는 전자의 경우에 행위자는 '비자발적으로' 행위하며(이 무지는 외적 상황과 관련된다), 행위는 그에게 귀책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경우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악인은 행해야 하는 것과 내버려 두어야 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바로 이 결함(하마르티아, 죄)은 인간을 불법적이며, 악하게 만드는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