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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두려움과 떨림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에 대하여

by 엉클창 2025. 1. 12.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Johannes de Silentio)는 쇠렌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가 1843년에 발표한 저서 『두려움과 떨림

(Frygt og Bæven)』에서 사용한 가명(pseudonym)입니다. 키르케고르는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가명을 사용했는데, 이는 특정한 철학적 관점을 강조하거나, 논의의 깊이를 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라는 이름은 라틴어에서 유래했으며, 각각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Johannes: 요한(John), 일반적인 이름이지만, 성경의 사도 요한 또는 복음서 저자를 연상시킬 수 있음.
de Silentio: “침묵의”, “침묵에서 온”이라는 뜻으로, 침묵(silence)과 관련된 깊은 의미를 담고 있음.

 

🔎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의 의미와 역할

1. 침묵의 관찰자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믿음의 본질을 설명하고자 하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이해하거나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는 아브라함의 신앙을 깊이 성찰하지만, 그것을 온전히 체험하거나 실천할 수 없는 침묵 속의 관찰자로 남습니다.
이는 믿음이 단순히 말로 설명되거나 이성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실존적 결단이라는 점을 암시합니다.

2. 신앙의 역설 앞에서의 무력함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아브라함이 하나님 앞에서 내린 신앙의 결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그 역설(paradox)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는 신앙의 기사(Knight of Faith)가 되지 못하고, 다만 이를 이해하려는 자로 머뭅니다.
이는 진정한 신앙은 이성적 이해로는 도달할 수 없으며, 오직 개인의 실존적 결단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3. 작가와 독자 사이의 거리 유지

키르케고르는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라는 가명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사상을 직접 주장하기보다는, 독자들이 스스로 사유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독자가 신앙의 문제를 단순히 논리적이나 이론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실존적 문제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4. 윤리와 신앙의 경계에서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윤리적 이해신앙적 결단 사이의 긴장을 인식하지만, 신앙의 결단까지 나아가지 못합니다.
그는 무한 체념의 기사(Knight of Infinite Resignation)에 머무르며, 신앙의 기사(Knight of Faith)로 도약하지 못합니다.
이를 통해 키르케고르는 신앙이란 단순히 윤리적 삶을 넘어서는 실존적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 결론

요하네스 드 실렌티오믿음의 역설신앙의 본질을 탐구하지만, 직접적으로 그것을 체험하거나 실천하지는 못하는 침묵 속의 관찰자입니다. 그는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신앙의 깊이를 설명하려 하지만, 그것은 오직 개인의 실존적 결단으로만 가능하다는 한계를 인정합니다.키르케고르는 이 가명을 통해 독자들에게 신앙의 문제가 단순한 논리적 탐구가 아니라, 자기 존재 전체를 걸고 내리는 결단임을 깊이 성찰하도록 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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