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스트는 침묵할 수 있는가?”
번역:
“만약 우리가 한 명의 회의론자를 원하지 않는다면, 대신 비슷한 인물, 예를 들면 아이러니스트(Ironiker)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는 자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존재(Tilværelse)의 우스꽝스러움을 근본적으로 발견한 자이며, 삶의 힘과 비밀스럽게 이해하고 있어,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웃음(Latter)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사용하기만 하면 승리를 확신할 수 있다. 아니,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의 행복(Lykke)까지도 확신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비록 한순간 사람들을 진지하게 만들 수 있을지라도, 그들이 결국 그와 함께 웃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여성이 그의 말에 부채를 들어 얼굴을 가릴지라도, 부채 뒤에서 웃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는 부채가 절대적으로 불투명하지 않으며, 그 위에 보이지 않는 글을 쓸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그가 여성에게 부채로 맞게 될 때, 그것은 그녀가 그를 이해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는 웃음이 사람의 마음속에 몰래 스며들어 거처를 마련하면, 언제든 불현듯 터져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
이제 우리가 이러한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나 볼테르(Voltaire)를 조금 변형해 보자. 그는 또한 동정적인 성품을 지니고 있으며, 존재를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한다. 그는 웃음의 심판이 비록 젊은 세대를 구원하기 위해 작용할 수 있을지라도,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그 때문에 파멸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침묵하고, 가능하면 스스로도 웃음을 잊으려 한다. 하지만 그는 과연 침묵할 수 있는가?
아마도 내가 말하는 어려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침묵하는 것이 찬란한 고결함(høimodighed)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의견이 아니다. 나는 오히려 그런 성향의 사람이 침묵할 고결함이 없었다면, 그는 존재(Tilværelse)에 대한 배신자라고 본다. 그러므로 나는 그에게 이 고결함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가 그것을 가졌다면, 그는 과연 침묵할 수 있는가?
윤리학(Ethiken)은 위험한 학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아리스토파네스가 철저히 윤리적 관점에서 판단하여, 웃음으로 타락한 시대를 심판하기로 결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적(Æsthetisk) 고결함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으로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침묵해야 한다면, 그는 패러독스(paradox)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상황을 예시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한 영웅(Heros)의 삶에 대한 설명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하지만 그 설명은 그 영웅을 비극적으로 이해하게 만들며, 반면 온 세대가 그 영웅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그런 해석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해석 및 분석
✔ 1. 아이러니스트(Ironiker)의 존재와 역할
• 아이러니스트는 존재(Tilværelse)의 우스꽝스러움을 꿰뚫어 본 자이다. 그는 인간이 결국 웃음을 원하며, 윤리적으로 진지한 것조차 내면적으로 조롱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는 웃음을 통해 세상을 조롱할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정말 옳은가를 고민한다.
✔ 2. 웃음(Latter)의 심판과 윤리적 책임
• 그는 웃음의 힘을 이용해 시대를 비판하고, 타락한 시대를 심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웃음이 사람들을 깨우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침묵을 선택하지만, 침묵하는 것이 정말 올바른지 또다시 고민하게 된다.
✔ 3. 침묵할 수 있는가?
• 일부 사람들은 침묵이 고결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키르케고르는 그것을 단순한 도덕적 미덕으로 보지 않는다. 만약 아이러니스트가 침묵할 용기를 갖지 못한다면, 그는 존재에 대한 배신자이다. 하지만 침묵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면, 그는 단순한 윤리적 고결함이 아니라, 패러독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4. 마지막 예시: 영웅(Heros)과 시대의 착각
• 어떤 사람은 한 영웅의 삶에 대한 비극적인 해석을 알고 있지만, 시대 전체는 그 영웅을 신뢰하며 안심하고 있다. 이때, 그 사람은 자신이 아는 진실을 공개해야 하는가, 아니면 시대를 위해 침묵해야 하는가? 윤리적 책임과 아이러니스트의 역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 결론: 아이러니스트의 패러독스
📌 아이러니스트는 웃음의 힘을 알고 있으며, 그것이 시대를 심판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 그러나 그는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웃음이 많은 사람을 파멸시킬 수도 있음을 고민한다.
📌 침묵이 고결한 선택인가? 만약 침묵하지 않는다면, 그는 존재를 배신하는 것인가?
📌 만약 침묵해야 한다면, 단순한 윤리적 선택이 아니라, 패러독스 속에서 살아야 한다.
📌 즉, 아이러니스트는 웃음과 침묵 사이에서 실존적 갈등을 겪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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