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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두려움과 떨림

두려움과 떨림 에필로그 해설

by 엉클창 2025. 3. 6.

“각 세대는 신앙 속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번역:

“그러나 인간에게 있어 가장 높은 열정(Lidenskab)은 신앙(Troen)이며, 어느 세대(Slægt)도 이전 세대와 다른 지점에서 시작할 수 없다. 모든 세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며, 후대의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전 세대가 자신의 과제(Opgave)에 충실했으며 그것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서 그렇다.

이를 지루하게 여기는 것은 세대가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대는 그저 자신의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며, 이전 세대가 같은 과제를 가졌다는 사실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단, 한 세대 전체가, 혹은 그 속의 개개인들이 오만하게도 세상을 다스리는 영(Aand)의 자리를 차지하려 하여, 마치 자신이 인내하며 지치지 않을 능력을 갖춘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만약 세대가 이러한 태도를 취한다면, 그 세대가 모든 것을 잘못된 것으로 인식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결국, 살아 있는 채로 천국에 올라가, 그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본 동화 속 재단사(scrædder)만큼이나 존재(Tilværelse)를 잘못된 것으로 본 이는 없었기 때문이다.

세대는 오직 자신의 과제에만 신경 쓰는 것이 가장 높은 태도이다. 그렇게 하면 결코 지칠 수 없다. 왜냐하면, 과제는 한 인간의 삶을 채우기에 언제나 충분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들이 휴일에 시계가 12시가 되기도 전에 모든 놀이를 해버리고는, 조급한 마음으로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낼 사람이 없나?’라고 묻는다면, 이는 그들이 같은 시대의 다른 아이들이나 과거 세대의 아이들보다 더 발전하고 성숙한 것을 증명하는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과거의 아이들이 하루 종일 기존의 놀이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이 첫 번째 아이들에게는 놀이를 하는 데 필요한 ’사랑스러운 진지함(elskellige Alvor)’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가?”

 


📌 해석 및 분석

 

 1. 신앙은 세대를 초월하여 동일한 출발점을 가진다.

 “모든 세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키르케고르는 세대 간의 역사적 발전이라는 개념을 부정한다. 신앙은 역사적 축적을 통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각 세대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실존적 결단이다. 따라서, 후대의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나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2. 인간은 영적인 과제를 수행하는 존재이며, 이를 지루하게 여길 수 없다.

 “이를 지루하게 여기는 것은 세대가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세대는 그저 자신의 과제를 수행해야 할 뿐, 이전 세대가 동일한 과제를 수행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신앙은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신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 한다면, 그것은 세대 전체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다.

 3. 인간이 존재를 잘못된 것으로 인식하는 이유

 키르케고르는 세대가 자신의 과제에 충실하지 않을 때, 존재를 잘못된 것으로 인식한다고 본다. 그는 동화 속 **“천국에 올라가 세상을 내려다본 재단사(scrædder)”**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재단사는 천국이라는 초월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면서, 존재 전체를 잘못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는 인간이 신의 시각을 가지려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인간은 신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 없으며, 단지 자신의 과제에 충실해야 한다.

 4. 놀이의 비유: 인간은 자기 과제에 충실해야 한다.

 키르케고르는 놀이(Lege)를 통해 인간의 태도를 설명한다. 만약 아이들이 너무 빨리 놀이를 끝내고 새로운 놀이를 찾는다면, 그것이 그들이 더 성숙하고 발전했다는 증거인가? 오히려 그들이 놀이를 충분히 즐길 수 없는 이유는 ’사랑스러운 진지함(elskellige Alvor)’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즉, 놀이 자체를 충분히 즐기는 태도가 중요하듯, 신앙의 과제 역시 새로울 필요 없이, 매 세대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 결론: 키르케고르의 실존적 신앙과 역사 비판

📌 신앙은 세대를 넘어 역사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세대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 세대는 신의 자리를 차지하려 하지 말고, 자신의 과제에 충실해야 한다.
📌 과제에 충실한 세대는 결코 지칠 수 없으며, 신앙은 반복을 통해 새롭게 경험되는 것이다.
📌 놀이의 비유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즉, 키르케고르는 신앙을 역사적 진보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적 반복 속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Tilværelse(존재)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앙은 단순한 윤리적 과제가 아니라, 각 세대가 처음부터 다시 경험하고 결단해야 하는 실존적 사건이다.

 

https://youtu.be/otty9wLghNw?si=csgJePSMMNbAGf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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