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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인문학

불안의 개념 "계시" 번역어 문제

by 엉클창 2025. 3. 17.

“Aabenbarelse”를 “disclosure”로 번역하는 것은 부적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disclosure"는 일반적으로 숨겨진 정보나 비밀을 공개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법적, 정치적, 일반적인 맥락에서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반면, "revelation"은 신학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며, 특히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신을 나타내는 행위를 의미하는 기독교적 개념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1. "Aabenbarelse"의 덴마크어 의미

덴마크어 Aabenbarelse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 신적 계시 (기독교 신학에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
  • 숨겨진 것의 드러남 (더 넓은 의미에서 "드러남"이나 "밝혀짐"을 뜻할 수도 있음)

 

2. "disclosure"와 "revelation"의 차이

  • "disclosure" → 인간적 차원에서 숨겨진 것이 드러나는 것 (예: 정부 문서 공개, 정보 공개)
  • "revelation" → 초월적ᄋ신학적 의미에서 하나님이 스스로를 계시하는 것 (예: 성경의 계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계시)

 

3. Kierkegaard의 문맥에서 "Aabenbarelse"는?

키르케고르가 불안의 개념(Begrebet Angest)나 죽음에 이르는 병(Sygdommen til Døden) 등에서 Aabenbarelse를 사용할 때, 단순한 "disclosure"가 아니라 "초월적 계시(revelation)"의 의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키르케고르의 문맥에서는 Aabenbarelse가 구원의 계시, 즉 기독교적 의미에서의 계시적 사건을 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revelation"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4. 왜 일부 번역자들이 "disclosure"를 선택했는가?

일부 번역자들은 "Aabenbarelse"를 더 중립적인 표현으로 번역하려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키르케고르의 기독교적 문맥을 희석시키는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키르케고르가 Aabenbarelse를 사용한 문맥에서 신학적 의미가 강조된다면 "revelation"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고, 단순한 공개나 노출을 의미한다면 "disclosure"로 번역할 수도 있지만, 신학적 맥락에서는 부적절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계시의 참 의미

키르케고르가 Begrebet Angest에서 사용한 Aabenbarelse(계시)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이 단어가 그의 철학적ᄋ신학적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1. Aabenbarelse(계시)의 기본 의미

덴마크어 Aabenbarelse는 "열려 드러나는 것"을 의미하며, 신학적으로는 "하나님의 계시", 즉 인간이 스스로 알 수 없는 진리를 하나님이 드러내 보이시는 사건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키르케고르의 문맥에서 Aabenbarelse는 단순한 신학적 개념을 넘어, 존재론적ᄋ실존적 의미에서의 계시로 확장됩니다.

 

2. Aabenbarelse와 "악마적 것(dæmoniske)"의 대조

키르케고르는 Begrebet Angest에서 악마적인 것(dæmoniske)을 "폐쇄된 것(the enclosed, det Indesluttede)"으로 정의합니다. 즉,

  • 악마적인 것(dæmoniske) → 스스로를 폐쇄시키고, 닫힌 채 존재하는 것, 즉 스스로를 감추고 은폐하는 실존 양식
  • 계시(Aabenbarelse) → 닫힌 것을 열고, 숨겨진 것을 드러내는 것, 즉 "자신을 열어 드러냄"

여기서 Aabenbarelse는 단순히 초월적인 신적 계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론적ᄋ실존적 사건도 포함합니다.

 

3. Aabenbarelse(계시)의 두 가지 의미

키르케고르는 Aabenbarelse가 두 가지 차원을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1) 궁극적 계시(det mest Ophøiede, Forløsning i eminent Forstand)

  • 구원의 계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드러나는 사건
  • 그리스도론적 의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자기 계시
  • 진리의 드러남: "진리란 자신을 계시하는 것이다"라는 실존적 진리 개념과 연결됨

2) 일상적 계시(det Ubetydeligste, Udsigelsen af en Tilfældighed)

  • 사소한 드러남: 우연한 말 한마디도 "계시적"일 수 있음
  • 의미의 열림: 어떤 사건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순간
  • 진리의 실존적 체험: 한 사람이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다가, 특정한 순간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도 계시의 한 형태

이처럼 Aabenbarelse는 단순히 "신의 메시지가 인간에게 전달되는 사건"을 넘어서, 인간 실존 속에서 숨겨진 것이 드러나는 모든 사건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4. Aabenbarelse가 "선(Gode)"과 동일시되는 이유

키르케고르는 Aabenbarelse = Gode(선)이라는 등식을 제시합니다. 그 이유는, 선이란 스스로를 숨기지 않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악마적인 것(dæmoniske) → 감추어진 것, 닫힌 것
  • 선(Gode) → 열린 것, 자신을 드러내는 것

이러한 논리는 키르케고르의 기독교적 윤리관과도 연결됩니다.

  • 선이란 언제나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 즉 숨김없이 진리 속에 서는 것
  • 악이란 자신을 은폐하고 거짓 속에서 사는 것
  • 신앙이란 진리 안에서 스스로를 개방하는 실존적 사건

이런 의미에서, Aabenbarelse는 단순한 초월적 계시가 아니라, 존재론적ᄋ실존적 계시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결론: 여기서 Aabenbarelse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Aabenbarelse는 존재론적 의미에서 "닫힌 것을 열어 드러내는 것"이다.
  • 이는 궁극적으로는 신적 계시(Revelation)이며, 동시에 실존적 의미에서의 자기 드러냄(Self-disclosure)이다.
  • "선(Gode)"이란 결국 자신을 감추지 않는 것이며, "악마적인 것(dæmoniske)"은 스스로를 폐쇄하는 것이다.
  • 그러므로 Aabenbarelse(계시)는 존재론적ᄋ실존적 "열림"이며, 이는 신앙과 진리의 사건으로 연결된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Aabenbarelse"는 단순한 disclosure(정보의 공개)와는 차원이 다른 의미를 가지며, "revelation"(신적ᄋ존재론적 계시)로 번역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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