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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새와 백합에게 배우라

사람이 몸에 대하여 가장 완전하게 말한 이방인, 147쪽

by 엉클창 2025. 4. 9.

이 문맥에서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이방인(hedningen)이 인간의 육체적 영광에 대해 가장 완전하게 말했을 때조차 여전히 불완전했다”고 할 때, 그가 염두에 둔 대표적인 인물은 플라톤 또는 플라톤적 전통에 선 스토아주의자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 문장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암시되고 있는 인물은 플라톤의 ≪파이돈≫에서 나오는 케베스(Kebes)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를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 문맥적 단서: “육체적 영광에 대해 가장 완전하게 말한 이방인”

이 표현은 바로 앞서 당신이 인용하신 키르케고르의 주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en Hedning … Sjelen … liig en Væver … Paaklædning : sigter til en udtalelse af Kebes i Platons dialog Faidon (87b-e)…

 

즉, 키르케고르 자신이 직접 플라톤의 ≪파이돈≫ 87b-e에서 케베스의 비유를 언급하고, 영혼과 육체의 관계를 직조공과 옷의 관계로 설명하는 이방인의 철학적 사유를 인용합니다. 케베스는 영혼의 불멸에 대해 의심하면서도 **육체를 “영혼이 계속 새로 짓는 옷”**에 비유하며, 상당히 미묘하고 철학적으로 세련된 방식으로 육체의 중요성과 기능을 설명합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육체의 영광에 대해 가장 완전하게 말한 이방인”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철학적 범주에서 보면: 플라톤과 스토아철학자들

그러나 보다 넓게 보면, 키르케고르가 염두에 두고 있는 이방인의 범주는 다음과 같은 철학자들일 수 있습니다:

플라톤: 영혼의 불멸성과 육체의 기능, 이상적 형상으로서의 인간을 논함.
스토아철학자들: 인간의 이성(logos)을 강조하며, 인간 존재의 고귀함을 육체-정신 통일성 속에서 표현.
아리스토텔레스: 인간의 *형상(form)*으로서의 영혼 개념,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자 ‘이성적 동물’로 규정.

그러나 이들 모두는 하나님을 “형상으로서 재현할 수 없는 존재”, 즉 보이지 않는 분으로서 인식하지 못했고, 또한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신학적 선언이 지닌 실존적 깊이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 키르케고르의 논지 요약

자연은 하나님을 상기시킬 뿐, 닮은 것은 아니다.
이방인은 육체와 영혼에 대해 철학적으로 정밀하게 논할 수는 있었지만,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이라는 신앙의 진리를 말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방인의 말은 아무리 완전해 보여도 불완전하다.

 


✅ 결론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육체적 영광에 대해 가장 완전하게 말한 이방인”은 구체적으로는 플라톤의 케베스, 더 넓게는 플라톤 철학 전체와 그 전통 속 이방 철학자들(예: 스토아, 아리스토텔레스 등)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그들조차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계시적 진리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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