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이란 개념은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구체화된다. 이 말은 가명의 저자 안티 클리마쿠스에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다.
절망이 완전히 제거될 때, 자기self의 상태를 나타내는 공식은 이렇다: 자신과 자신을 관계하면서 자기이려 할 때, 자기는 자기를 정립하는 힘에서 투명하게 gjennemsigtigt안식한다.1)
이와 같은 표현은 책에서 여러 번 반복된다.2) 투명성에 대한 해석은 이 책의 2부에서 더 명확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투명성은 하나님과의 관계다. 이런 점에서 죄에 대한 개념도 재정립된다.
안티 클리마쿠스에 의하면, 엄밀한 의미에서 이방인은 죄를 지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3)그래서 2부의 시작을 죄란 하나님 앞에서 존재하거나 하나님 개념과 함께 있다고 말한 이유다. 어쩌면 독자들은 이런 부분이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위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syllogism, 三段論法으로 죄에 대해 생각해보자. P→Q이고 Q→R이 참이면, 결론 P→R은 반드시 참이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P)은 죄인이다(Q).
죄인(Q)은 교도소에 가야 한다(R).
그러므로 모든 사람(P)은 교도소에 가야 한다(R).
이 삼단논법에서의 오류는 애매어의 오류다. "모든 사람이 죄인이다"라고 말할 때는 "윤리적 죄(sin)"을 의미하는 것이고, "죄인은 교도소에 가야 한다"고 말할 때의 죄는 "법적인 죄(crime)"를 의미한다. 우리가 양심의 죄를 지을 수도 있다. 이런 양심의 죄는 법적인 죄는 아니지만 윤리적인 죄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키르케고르가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말하는 죄는 이런 법적인 죄나 윤리적은 죄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오직 하나님 앞에 섰을 때만 폭로되는 "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자면, 단 한 번도 세상에 폭로되지 않은 "죄"라 말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방인은 죄를 지을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방인은 엄밀한 의미에서 하나님 앞에 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 없다. 따라서 회개에 이를 수도 없다. 여기에서 죄에 대한 변증법적인 지점에 이른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모든 것을 죄 아래 가두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4) 죄에 대한 변증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죄를 지은 사람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기독교 안에서도! 왜냐하면 하나님 앞에서 서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죄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 선 사람이 희박하다는 점에서는 죄가 죄라 폭로 된다는 것은 참으로 희박하다. 하지만 복음에 의하면 모든 것은 다 죄 아래에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투명성"이다. 하나님 앞에 선 사람만 투명해진다. 하나님 앞에 설 때만 진정 죄는 폭로된다. 이것이 투명성이다. 그래서 안티 클리마쿠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죄란 '하나님에 의한 계시로 죄의 본질에 대해 가르침을 받은 후, 하나님 앞에서 절망하여 자기가 되려 하지 않거나 절망하여 자기가 되려 하는 데서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을 자기 자신에게 적용할 만큼 그렇게 성숙한 사람, 그렇게 투명한 사람이 거의 없다.5)
어떻게 하면 이런 투명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런 투명성의 모범을 새와 백합을 통해서 배운다. 따라서 "보잘것없는" 모범으로 새와 백합은 중요하다. <다양한 정신의 건덕적 강화>의 2부의 세 편의 강화 중에서 1편의 '사람인 것에 만족하기'는 이런 점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사람은 새와 백합처럼 투명한 존재가 되어야 하며, 새와 백합처럼 nothing이 될 때에만 더욱 하나님을 닮을 수 있다는 것이다.
1)The Sickenss unto Death, 14쪽
2)The Sickenss unto Death, 14, 30, 42, 46, 49, 82, 101, 124, 131, 142, 151쪽
3)The Sickenss unto Death, 80쪽
4) 갈라디아서 3장 22절 "그러나 성경이 모든 것을 죄 아래 가두었으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약속을 믿는 자에게 주려 함이라."
5)The Sickenss unto Death,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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